매년 이맘때면 반려동물 관련 기사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어요. '유기'예요.
꽃이 피고 날이 풀리는 봄, 반려동물을 새로 들이는 가정이 늘어나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동물도 함께 늘어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24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해 유기동물 발생 수는 총 10만 6,824마리입니다.
하루 평균 약 290마리가 버려지거나 길을 잃는 셈이에요.
이 숫자 앞에서 자주 떠오르는 나라가 있어요. '반려동물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독일이에요.
독일에서는 어떻게 이 문제를 다루고 있을까요? 그 답은 법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독일 동물보호법, 헌법까지 올라간 동물보호
독일의 동물보호법(Tierschutzgesetz)은 1933년에 처음 제정됐고, 수십 차례 개정을 거쳐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됐어요.
단순한 법률을 넘어, 2002년에는 독일 기본법(헌법)에 동물보호를 국가의 목적으로 명시하는 조항이 추가됐습니다.
1코노미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현행 독일 동물보호법 제1조는 "그 누구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동물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입혀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동물보호가 개인의 선의에 맡겨진 게 아니라 국가가 보증하는 의무로 자리 잡은 거예요.
법률신문이 소개한 법제 분석에 따르면, 독일 민법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동물은 별도의 법률에 의하여 보호된다"고 명시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민법에서 여전히 동물을 물건으로 분류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동물을 버리면 어떻게 되나 — 최대 25,000유로 벌금
독일에서 반려동물을 유기하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요?
구텐탁코리아가 정리한 독일 반려견 관련 규정에 따르면, 야외에 반려견을 유기할 경우 최대 25,000유로(한화 약 3,700만 원 상당)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요.
단순 벌금으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먹이를 주지 않거나 적절하게 돌보지 않는 방치도 유기와 같은 선상에서 다뤄지며, 이 경우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형, 그리고 동물 사육 금지 명령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경인방송의 보도에서 한 전문가는 "독일의 경우 1천만 원이 넘는 벌금형에 기본적으로 유기동물 안락사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어요.
독일은 보호소에 들어온 유기동물을 원칙적으로 안락사하지 않아요.
약 500곳의 티어하임(Tierheim, 동물 보호소)이 운영되고 있으며, 1901년 베를린에 설립된 티어하임은 유럽에서 가장 큰 보호소로 1,000마리가 넘는 동물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펫숍 금지, 입양은 보호소를 통해
독일은 펫숍에서 반려동물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돼 있어요.
대부분의 반려동물은 티어하임이나 공인된 브리더를 통해서만 입양할 수 있어요.
브리더를 통한 분양 비용은 한화 100만 원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티어하임을 통한 입양은 한화 약 27만 원 수준이에요.
비용 차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호소 입양을 유도하는 구조예요.
브리더가 되기 위한 요건도 까다로워요.
시설 면적, 자격 심사 등 조건을 갖춰야 하고, 그 과정에서 번식 목적의 무분별한 강아지 공장이 들어설 여지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한국에서 번식 규제 논의가 반복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부분이에요.
👉 [독일에서는 강아지를 낳으려면 허가가 필요합니다 — 번식 허가제가 강아지공장을 막는 방법]
한국은 지금 어디쯤 있을까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유기하면 현행 동물보호법상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요.
팜뉴스에 실린 법률 칼럼에 따르면 2020년 과태료에서 벌금으로 격상됐지만, 실제 처벌 사례는 10여 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어요. 처벌 규정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셈이에요.
독일과 비교하면 처벌 수위뿐만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달라요.
독일은 유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입양 전 구조를 촘촘하게 만들어 놓은 반면, 한국은 아직 사후 처벌 중심 체계에 머물고 있어요.
그렇다고 변화가 없는 건 아니에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2025~2029)에는 동물학대자 동물사육금지제, 동물등록 예외지역 폐지, 반려동물 입양 전 의무교육 의무화 계획이 담겼어요.
방향은 잡혔고, 이제 실행이 남아 있어요.
KB금융그룹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82.6%)와 비반려가구(80.3%) 모두 동물 유기 및 학대에 대한 처벌 강화를 희망하고 있어요.
강아지를 가족으로 여기는 마음이 커질수록, 그 가족을 버리는 행위를 사회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도 함께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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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출처]
- 농림축산검역본부, 「2024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2025
- KB금융그룹,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2025
- 구텐탁코리아, 「독일에서 반려견 키우기, 2022년부터 변경된 규정 포함」, 2022
- 경인방송, 「[동물등록제 10년②] 유럽·미국·일본 등 해외 동물유기 처벌 강력」, 2024
- 법률신문, 「독일에서 동물 또는 반려동물에 관한 민사법적 규율」, 2026
- 팜뉴스, 「[칼럼] 사례로 알아보는 동물복지 이슈: 동물 유기와 학대」, 2023
- 1코노미뉴스, 「[펫코노미] 해외에는 있고 국내에는 없는 동물보호법은?」, 2023
- 농림신문, 「유기동물 보호, 선진국에서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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